안녕하세요, 한다감입니다! <가라앉은 연>은 현재 재연재 시기를 고민 중이며, 정해지면 아마 재공지 없이 바로 연재 들어갈 것 같습니다:)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원래는 무슨 생각을 했는데요?” “그냥…. 처음에는 나으리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태오는 잠시 말없이 저 멀리 물이 깊은 곳을 응시했다. “점점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생각으로 바뀌었어. 신기하지? 그렇게 못 잊을 것 같은 하루하루였는데, 처음에는 분노라는 감정이 흐릿해지고, 그다음엔 슬픔과 애틋한 마음이, 그러다간 끝내 그리움마저 느껴지지 않았어. ...
“너 저 가게에는 들어가고 나서 2분 만에 나왔어.” “그게 바로 제 능력이죠.” 사람이 급하게 뛰어다니는 게 어지간히 재밌었는지 아이처럼 킥킥대던 태오는, 신우재의 이마에 몽글몽글 맺힌 땀을 보곤 티슈 곽에서 휴지를 꺼냈다. 그가 다가와 이마에 댄 휴지를 꾹꾹 누를 때마다, 젖지 않은 반대쪽이 부드럽게 살랑거리며 코끝을 간지럽혔다. “근데 손에 든 건 뭐...
서늘한 숲속 집에도 여름이 찾아왔다. 땀이 주르륵 흐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공기가 후덥지근했다. 태오도 여름을 준비하는지 사다리에 올라 집 군데군데 뭔가를 달기 시작했다. 신우재는 평상에 앉아 그런 태오를 구경했다. 같이 걸겠다니까 높은 데서 떨어지면 어떡하냐며 거절당했다. 하여튼 걱정도 많다. “그건 뭐예요?” “벌레 기피제. 사람이 만든 것도 있고 아닌 ...
여자는 어깨까지 오는 단정한 검정 단발머리에 하얀 목사 가운 차림이었다. 화려한 인상은 아니지만, 옅은 화장기가 있는 얼굴은 예쁘다는 단어와 잘 어울렸다. 맑은 눈동자나 꽉 다문 입매가 강단이 있어 보이는 인상이었다. 남자는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구도였는데, 남자의 눈빛이 분노에 번뜩거리는 듯했다. 살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을 비웃듯, 한쪽으로 비뚤어진 ...
태오는 아포칼립스가 뭔지 모르는 듯 ‘아포… 칼립스?’하고 조심스레 물었다. “세계 종말 같은 내용을 다룬 책이나 영화를 아포칼립스라고 불러요. 좀비 알아요?” 좀비를 모른다는 태오를 위해 설명해주니, 강시 같은 거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설마 강시도 있는 건가. 다음에 좀비 영화나 같이 봐야겠다. 아니면 반대로 강시 영화를 보면서 저게 진짜냐고 ...
12. 오전에 연락한 한옥 건설 업체 사람은 오후에 바로 방문할 수 있다며 시간을 잡았다. 신우재는 집 주소 대신 산 입구 위치를 알려준 뒤, 도착해서 연락하면 나가겠다고 말해놓았다. 오늘은 내내 집에 있다가 경찰서만 잠깐 들렀다 올 거라는 말에 태오는 마중 대신 잠을 택했다. 낯선 인간의 방문 때문에 미리 잠을 자두려는 듯했다. 아침을 먹고 그의 단잠을...
신우재가 잠들었다. 태오는 얼굴에 띄운 표정을 지웠다. 이제 표정을 보여줘야 하는 사람은 없다. 기계처럼 움직이던 손도 내려놨다. 이젤 위 캔버스에서는 절 보며 이죽거리던 남자의 외견이 평면적으로 완성되어 있었다. ‘인생이 무료해 죽겠다며. 내 덕분에 하루하루 짜릿해 미치겠지? 어차피 살려줄 거라니까 언제쯤 풀어줄까, 언제쯤 평범한 하루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미 협조 요청은 해놨어요. 일하러 가는 거긴 한데요. 원래 계획은 스탭인 척하고 입구에 서 있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기획사 쪽에서 공연 시작 후에 2층에서 지켜봐도 된다더라고요. 관람 방해만 안 하면.” 현재 민다영 역시 피해자로 보고 수사하고 있지만, 생존 확인이 되면 단번에 용의선상에 올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정말로 당일에 민다영이 공...
“…있다.” 의심한 건 아니었지만 이 글이 진짜 이유빈이 쓴 글이라면 태오의 말에 신빙성이 생긴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블로그나 SNS도 했다는 건데…. 왜 내용이 다 지워져 있는 걸까. 일부러 지웠다? 본인이? 아니면 타인이? 왜? 무언가를 숨기기 위해? 아니면 단지 혼선을 주기 위해? “온라인으로 교류한 사람들이 많았다라…. 일단 이건 다른 팀에 넘겨야겠...
“발도, 팔도, 몸도 자유로운데…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어. 잡힐 것 같아. 무서워. 무서웠어. 돌아가서 다시 검은 천에 덮이고 싶지 않아. 죽은 것 같아. 살아있는데…. 하아.” 두서없이 감정이 몰아쳤다. 뭘 보고 있냐고 물어봐야 하는데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생전에 생긴 상처를 구체적으로 물었나? 자신이 당할 거라서? 늘 이런 식이었나? ...
“…그래. 세 마리가. 나는 한 번 뿐이라 조금 억울하네만.” “그래도 세 마리야.” “거참. 뚱하기는.” “괜찮을 거야. 안하무인 여우들 때문에 내가 약을 챙겨줬었으니까.” “그래. 나보다 네가 낫다. 힘들어 보이는데 상을 줄까. 이리와.” “어지러워. 네가 와.” “하여간 칭얼대기는.” 집엔 두 사람밖에 없지만 유결은 문을 닫았다. 윤시월은 방문이 닫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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